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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 일당 30만원 짜리 알바와 중국의 무서움
by BettyBlue on 5.31, 2007, under Idea
어제 비지니스 미팅에서 통역해달라고 지인이 갑작스러운 부탁을 해서 (일당 30만원을 준다길래) 월차 쓰고 하루동안 아르바이트로 중국 중산(中山)이라는 곳에 다녀왔다.
‘홍콩도 매연이 엄청난데, 중국 중산이라는 곳은 공장도 많고 더 하겠지’ 라고 상상을 하며 도착한 중산은 예상밖으로 공기도 비교적 맑고 깨끗했다.
운전기사님이 그런 곳은 보여주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매연을 뿜는 공장도 보이지 않고, 나무, 공원, 논 밭도 많고 우리 나라의 시골분위기가 나는 기분 좋은 동네였다. 공공의적에 나올 법한 오토바이에 앉아 담배를 피우며 침을 뱉어 대는 공안의 모습, 불법유턴, 차도인지 자전거도로인지 구별이 불가능한 도로, 인력거, 오토바이 택시 등 재미있는 모습이었다.
점심을 하면서 브리핑을 하다가 나의 임무를 들었다.
자신의 회사에 엄청난 한국인 기술자가 있고 이 사람과 현재 3개월을 같이 일했으며 앞으로 5년짜리 계약, 더 나아가 특허도 내고 사업 동반자로 키워 주려고 생각하는데 그 이전에 내가 자기의 사업 파트너로 가장하여 미팅에 참석해 이 사람이 조수 (중국말을 하는) 와 우리 나라 말로 대화하는 내용을 미팅중에 파악, 다른 마음을 먹고 있는지 없는지, 숨기고 있는게 있는지, 딴집 살림은 차렸는지 보고해달라는 일종의 스파이 노릇을 하라는 찜찜한 역활이었다.
중국에 있는 우리 나라사람들은 많은 종류의 사람들이 있다고 들었다. 정말로 좋은 진국과같은 사람들도 있는 반면 사기꾼, 협잡꾼 등 도 있기에 나의 역활이 찝찝했지만, 나라 망신 시키는 것들은 솎아 내주면 장기적으로 봤을때는 좋은 일 하는 것이다라고 위안을 하면서 미팅에 참석하였다.
회의실에 중년의 남자와 조금 더 나이들어 보이는 아주머니가 들어왔다.
아아.. 이 분은 장인이었다. 기술은 있지만, 비지니스는 모르는 장인이었다.
회의 내내 말하는 것을 들었다. 그리고 그의 손을 보았다. 오랜시간 고생이 쓰여진 나이테가 손마디마디, 손가락 끝에도 기름자욱이 배어 있었다. 다부지게 다문 입과, 얼굴은 흡사 전에 언급했던 Ronin의 각오가 담긴 듯 슬픔과 고난 그리고 희망이 같이 쓰여진 얼굴을 연상되게 만들었다.
어시스턴트 및 통역하시던 여자분은 기술자 분을 삼촌이라고 불렀는데, 가까운 친척이라기 보다는 같은 베게를 나눠쓰는 분 같았다. 기술자분이 몇마디 골자를 이야기 하면 여자분이 그것을 풀어서 설득력있게 풀어서 말하고 있었다. 여자분은 말하는 데 있어서 욕심이 있어보였지만, 자신과 침상을 나눠쓰는 사람을 대변하는 입장에서 충분히 이해가 가는 모습이었다.
미팅이 끝나고 그분에게 꼭 우리 나라말로 감명받았다라고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하지만, 나의 역활은 그것이 아니었기에 꾹 참았다. 미팅 후 가진 또 다른 미팅에서 좋은 피드백을 주자 이 중국인도 그럴 것 같았다, 단지 확인하고 싶었다라고 이야기 했다.
돌아가는 길, 다행히 그 기술자분께서 좋은 분이라 기분 좋게 돌아가게 되었는데 잠깐 더 생각해보니 그렇게 기분 좋지만은 않았다.
우리 나라에서 하이테크 기술자들의 기술 유출은 관리하지만, 이 업종에 있는 기술자들은 관리를 하지 않는 구나. 우리 나라에서는 인건비 등의 문제로 사양산업에 접어든 업종의 기술자들을 이런식으로 흡수하는구나 생각하니 이건…또한 우리 나라의 장인들이 정작 나라에서는 알아주지 않으니 외국와서 일해주고 특허를 내고, 비록 그 기술적 가치는 전문가가 아닌 나는 모르겠지만 무엇인가 국부가 새나간다는, 뭔가 놓치고 있다는 기분을 버릴 수 없었다. 그렇다고, 그 사람들에게 내가 대안을 제시해 줄 수 있는 입장도 아니어 더욱 가슴이 아팠다. 그저 해줄 수 있는 것은 그 사람들의 기를 살려주고 좋은 피드백과 사업주에게 한국인 정서를 설명해주며 그 기술자의 loyalty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 뿐.
어쨋든 그 분이 자신의 기술력을 알아주는 데서 고생하지 않고 성공하길 빈다. 중국, 그리고 중국인. 나는 사람들을 너무 잘 믿어 당하는 일이 많지만 돌다리도 두들겨보고 건너는 중국인들, 파트너라고 점찍기전까지는 내색을 절대 하지 않고 접근하는 점. 자신들의 이점(저렴한 인건비 등)을 최대로 살리며 외국의 기술력을 흡수하는 모습 등 무서우면서도 장사 수완은 대단한 것 같아 부럽다.
*이 글을 작성하다보니, 과거에 써 놓은 Ronin 관련 글이 떠오르면서 나중에 고용주와 피고용주의 관계를 적어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 게임과는 관련 없지만.
ⓒ BettyBlue